사과장수 할머니
오늘도 난 퇴근 후
여지없이 노상의 사과장수 할머니에게 갔다.
오늘은 봉지로 구입하던 사과를 1박스 구입하였다.
그리고 사과 값 치르고 난 후 살며시
할머니에게 1만원을 더 넣어드렸다.
드리면서 할머니에게
"여태껏 할머니께서 사과 구입할 때마다
덤으로 1개씩 더 주신 사과 값"이라고 하였더니
할머니께서 나의 두 손을 꼬옥 잡으시는데
거칠고 멍이든 그 할머니의 손이 나에겐
너무나 따뜻한
어머니의 손 같아서 잠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 할머니는 지금 자식이 이혼하고
뿔뿔이 사라져서
당신이 늙으신몸으로 손자들을 가르치고
단칸방에 사시는 분이다.
당신 혼자의 몸이라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과장수를 할 필요가 없겠지만
손자들 학비를 벌자니
어쩔 수 없이 그 고생을 하셔야한다.
오늘도 난 사과를 구입하고
할머니와 조그만 난로를 쬐면서 잠시 동안
얘기를 나누다가 사과박스를 차에다 옮기는데
머리 뒤 꼭지가 부끄러워서 혼이 났다.
때로는 한개 더 달라고도 하였고
때로는 깎아달라고도 하였던
내 자신이 오늘따라 무척 부끄럽기 만 하였다.
저렇게 손자들 학비를 벌려고 열심히
사시는 할머니한테
나는 3000원 짜리 담배를 하루에 한 갑씩 피우면서
사과 값을 깎아달라고 하였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나 자신보다 가족을 위하여 저렇게 고생하시는
할머니에게 잠시나마 고개가 숙여진다.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 윤 준섭의 하얀 바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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