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과 시 모음/설화님 고운 글들

떠나는 사랑이 서글픈 건 / 雪花 박현희

행복사 2009. 11. 16. 16:21

 

떠나는 사랑이 서글픈 건 / 雪花 박현희
 
떠나는 사랑이 서글픈 건 
붙잡고 싶은 아쉬운 사랑의 
후회와 미련 때문만은 아니겠지.
 
한때 뜨겁던 사랑의 열정이 
얼음장처럼 싸늘하게 식어 
차가운 시선으로 발길을 돌리는 
냉정함 때문일 게다.
 
입었던 사랑이라는 화려한 감정의 옷을 
송두리째 발가벗기고 전라가 된 채 
구겨진 휴지조각처럼 내동댕이쳐진 
초라함과 허탈함 탓이리라.
 
떠나는 사랑이 서글픈 건 
미미한 감정의 찌꺼기조차 남지 않아 
모르는 낯선 타인들처럼 
서로 등지고 태연한 척 
살아가야 하는 비정함 탓이겠지.
 
사랑도 이별도 모두 부질없는 
한낱 인연의 덧없음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