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과 시 모음/아름다운 글 모음

첫 가을 편지를 그대에게

행복사 2010. 9. 5. 17:07

 

첫 가을 편지를 그대에게  

 

가을이 나뭇

가을이 오는 길목입니다.
멀리서 아주 멀리서

새끼 강아지 걸음처럼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바다 끝에서 연분홍 혀를 적시고

떨리듯 다가오는 미동 괜스레

가슴이 미어집니다.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차마 전하지 못했던

사랑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어서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물살 같이 빠른 세월이라

사랑도 그렇게 흘러 갈까봐
미루고 미루어 전하지 못한

마음 어린 짐승 날숨같이 떨며

소리없이 그대를 부릅니다. 

 

가을이 온 뒤에도

지금처럼 높은 산과 긴 강을 사이에 두고

멀리서 바라 봐야만 한다면
꽃망울 속 노란 꽃가루 같이

가득한 그리움을 어떻게 할까요.  

 

갓 핀 꽃잎같이 곱고

교회의 종소리 같이 맑으며

보름달 같이 밝은 그대는
작은 새의 깃털같이 부드럽고

함박눈 같이 고요한 나라입니다.

 

아아, 가을이...
바다 끝에서 생겨난 가을이

새끼 고양이 눈망울 같이

내 마음을 바라봅니다.
어린 짐승 발소리처럼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잎에 안기기 전에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의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좋은 글 중에서

 

'아름다운 글과 시 모음 > 아름다운 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은/법정 스님  (0) 2010.09.15
아침에 행복해 지는글   (0) 2010.09.10
용서하는 것  (0) 2010.09.03
인생이라는 긴 여행...   (0) 2010.08.27
마음에 머무는 사람  (0) 2010.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