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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꽃편지/ 김용택

행복사 2009. 4. 6. 15:53

 


그리운 꽃편지/ 김용택

봄이어요.
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 데 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막혀요.
내 몸 깊은 데까지 꽃빛이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
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나 혼자 쓸쓸히 꽃 피겠어요.

싫어요.
이런 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어요.
꽃 지기 전에 올 수 없다면 고개 들어 잠시 먼 산 보셔요.

꽃 피어나지요.
꽃 보며 스치는 그 많은 생각 중에서 제 생각에 머무셔요.

 
머무는 그곳,
그 순간에 내가 꽃 피겠어요.

꽃들이 나를 가둬,
갈 수 없어 꽃그늘 아래 앉아 그리운 편지 씁니다.

 
소식 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