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들어서면 가슴이 아려온다.
눈물이 맺힌다. 한서린 땅,
소록도. 하지만 더없이 맑고 깨끗한 영혼들의 쉼터
동시대를 살고 있으면서도 철저히 그들을 나의 세계에서
소외시켰던 스스로의 비정함에 몸서리가 쳐진다
한하운의 시집을 꺼내 읽는다. 중학교 때인가,
국어 교과서에서 충격적으로 만났던 그 시
"전라도 길 - 소록도로 가는 길"에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수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룸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어졌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길
소록도(小鹿島)는 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에 딸린 섬으로
한센병 환자를 위한국립소록도병원이 들어서있는 섬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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