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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전설의 능소화 / 雪花 박현희

행복사 2012. 8. 14. 22:03

 

슬픈 전설의 능소화 / 雪花 박현희

 

복사꽃을 닮은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

임금의 눈에 들어 하룻밤 입은 성은으로

화려한 빈의 자리에 올랐으나

두 번 다시는 찾아주지 않는

임금을 기다리다 끝내 상사병으로 죽은 후

궁궐 담장을 기어오르며

기다림의 꽃으로 피어난 슬픈 여인.

 

행여나 임금님 납실까 더 멀리 보기 위해

줄기는 담장을 넘어 하늘까지 솟아오르고

발걸음 소리 하나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운 듯 활짝 벌린 꽃 이파리.

 

장미는 제 몸을 보호키 위해 가시가 돋듯

누구나 쉬이 범할 수 없도록

만지면 실명하게 된다는 독을 품은 가련한 상사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일편단심으로

슬픈 전설을 담고 있기에

애처로운 듯 주황색 꽃망울은

더욱더 고고하고 아름답기 그지없지요.

 

시시때때로 바뀌는 요즘 세태의 

변덕스런 사랑에 교훈을 주듯

평생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지고지순한 사랑의 훌륭한 본보기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