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과 시 모음/웃음 유머 해악글

남친 운전하는 차에 똥 싸고...

행복사 2009. 1. 9. 10:31

 

 

거두절미하고 연휴 때 남친이랑 여행을 갔어요.

휴게소가 한참 남았는데, 배에서 신호가 오는 거에요.
정말 강한 신호였어요.


전날 과음을 한 상태여서 속이 뒤집어 지는 줄 알았죠.


그래서 남친한테 "차... 좀... 세워...줘..." 라고 하니깐
"뭐래? 안들려" 이러는 거에요.

그래서 길게는 말 못하고 (길게 말할 수 있는 상황 아니었음)
"주...차" 이랬어요. 그니깐


"뭘 차?" 이러더라고요.


전 눈이 뒤집혀 졌어요.
사람이 다급하면 욕이 절로 나온다는 걸 그 때 알았죠


"시..발..로..마!!! 차..대" 했어요.


거의 무의식 중에 "개..씨..바...알..." 이랬어요.


남친은 제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는 지 한참을 지켜 보는 거에요.

전 더이상 안되겠다 싶어서
뒷자리에 있는 전국 여행 지도를 펴고
조수석에서 쪼그려 앉으면서

야 나 똥 싼다 창문 열어라!"

하고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똥을 뿌직 쌌어요.


와 전날 술을 마셔서,
찰진 똥이 아닌 그냥 물같은  흑흑 그것도 종이가 비닐이라서
거의 경악을 금치 못하는 상황


남친 창문을 열 틈도 없었고
휴 님들 상상에 맞겨요

 

전 쪼그려 앉고 남친은 운전하고 여튼 다 쌌어요.
속은 편했고,
옆에선 차들이 지나가고 전 조수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죠.


정적이 흘렀고
똥이 묽어서 쉽게 창문을 열지도 못했어요.


바람이 불면 수습이 불가능 하다는 걸
우린 너무 잘 알았답니다.


전 그 자세로 계속 있었어요.
생전 첨 겪어보는 그 상황에서 정말 어찌 할 줄을 모르겠더라고요.


1분쯤 그러고 있으니 사태를 파악한 남친이
운전석 문 옆에서 휴지를 찾더니 "닦아!" 이랬습니다.


1. 낼름 닦는다 2. 그냥 버틴다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땐 낼름 닦는다는 게 왜그리 부끄러운지...

걍 있었어요.


남친 한 손에는 휴지가 한 손에는 핸들이
코를 막을 손도 없는 상황 남친이 재촉하고
옆에 차들은 저 차에 무슨 일이 있나 힐끔 보고 와 미치겠더라고요.


여튼 닦고 지도도 수습을 했어요.
냄새가 나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지도를 버리려던


찰나에 삐뽀 삐뽀, 경찰이 왔어요.


뭘 그리 빨리 오는 지 진짜 놀랐어요. 재수 없게 걸린 거죠.


경찰 아저씨가,
"지금 갓길에서 뭘 버리는 겁니까"


이래서 남친은 그게 똥이다. 저 여자 똥이다
왜 말도 못하고, 망설이는 거에요.


경찰은 수상한지 지도를 펴고 깜짝 놀랐어요.

그러고는 "이게 왠 똥입니까" 이러는 거에요.

남친은 바로 "제 똥입니다" 이랬어요.

순간 감동이 흑흑...

경찰은 "왜 똥을 여기에 버립니까" 하니

"급해서 쌌어요" 했어요.경찰이 저를 가리키며

"그럼 이 분이 운전을 하시고?" 라고 말을 얼버무리자
남친 잠시 침묵 ~


"제가 운전했습니다. 여자친구는 면허가 없어요" 라고 했습니다.

자칫하면 무면허로 제가 끌려갈 판이었죠.
경찰은 잠시 찡그리더니 씩 웃고 가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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