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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없다고 나무라지 마세요

행복사 2009. 11. 5. 10:20

 

 

 

용기없다고 나무라지 마세요 / 雪花 박현희

누구 앞에서든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나인데

그대 앞에만 서면

왠지 모르게 자꾸만 움츠러들고

한없이 작아지는 걸까요.

 

그대가 보내주는 정성 어린 사랑의 손길을

붙잡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다시 또 후회와 상처로 얼룩질

가슴 아픈 사랑이 될까 두려워

차마 내민 손을 잡을 수가 없네요.

늪에 빠져본 사람만이 그 공포를 알듯이

지난 사랑의 아픔을 다시 되풀이할까 봐

잔뜩 겁을 집어먹은

난 바보 같은 사랑의 겁쟁이거든요.

 

이런 나를

용기없는 바보라고 탓하실 테지요.

하지만, 그대 앞에만 서면

자꾸만 움츠러들고 작아지는 것은

아마도 그댈

무척이나 사랑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러니 이렇듯 소심하고 부족한 나를

용기없다고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