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릇파릇하던 벼 이삭 누렇게 잘 익어
어느새 들녘은 황금빛 물결로 넘실거리고
뒤뜰에 주렁주렁 매달린
다홍 빛으로 물든 통통한 감이며 빨간 대추가
튼실히 여물어가는 고향의 들녘은
풍요로움이 넘쳐서 참 좋습니다.
온 가족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도란도란 웃음꽃을 피우며
이른 봄 취했던 쑥을 넣어 잘 반죽한 송편 피에
달콤한 팥앙금과 고소한 밤까지
꾹꾹 눌러 가득 채워넣은
송편을 빚는 즐거움은
추석이 아니면 언제 또 맛보는 행복일까요.
알록달록 뾰족코 예쁜 꽃 고무신과
추석 빔을 사러 장에 가신
아버지를 설레며 기다리던
어릴 적 한가위 전날 저녁 무렵은
날아갈 듯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앞산 위로 휘영청 둥근 보름달이 떠오르면
마음에 간직한 소원을 빌고
귀뚤귀뚤 귀뚜라미 노랫가락에 흥을 돋우며
북적거리는 한가위의 밤은
정겨움으로 한껏 무르 익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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