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기다림을 느끼고 싶다 / 동목 지소영
멀어진다는 것
준비하고 싶지 않아요
가을만큼 쓸쓸해지거든요
말하지 않아도 익숙했던 공감
첫 마음은 우리의 삶을 바꾸기도 해요
마음의 죄로 안겼던 시간
노을을 넘실넘실 넘나들고
이젠 누군가의 따스한 기다림을
느끼고 싶은가 봐요
앞치마에 배인 밥 냄새로
입덧도 하고 싶고
시장 길 더듬는 할머니의
무공해 깻잎과
애호박을 곁들인 무침으로
미리 허기를 채워도 봅니다
기다림
당신의 추억으로 만날게요
그 세월 길다 해도
고백할 줄 몰라 마음에만 두었던
첫 순결처럼
당신을 생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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