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과 시 모음/마음을 울리는 글

나를 울린 꼬맹이

행복사 2010. 12. 15. 17:37



나를 울린 꼬맹이

PC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저는

어느 날 꼬마 천사를 만났습니다.

손에 꼭 쥔 100원짜리 동전하나를 건네며

10분만 인터넷을 할 수 있느냐고 떼를 써서 500원이
있어야 30분을 사용할 수 있다며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래도 꼬맹이는 “형아 저 100원밖에 없는데

10분만 하게 해 주시면 안돼요?”
라며 계속 생떼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내일 400원 더 가지고 오라고 타이르는데 갑자기
“저희 아빠한테 편지 써야 된단 말이에요”

라고 눈물을 글썽이는 것이었습니다.

“꼭 컴퓨터로 해야 되는 거 아니잖아.

편지지에다 쓰면 되잖아.”

“그럼 편지지에다 쓰면 하늘나라에 계신

저희 아빠가 볼 수 있어요?”

“어? 엉?”


하늘나라에 계신 아빠에게 편지를 써도 답장이 없어서

컴퓨터는 모든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으니까
하늘나라에도 갈 거라는 꼬마의 황당하고도 천진한 대답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가슴이 짠~해져

컴퓨터 한 자리를 내어 주고
꼬마가 건네는 100원을 받았습니다.


정확히 13분이 지나서 꼬맹이가 다가와 말을 건넸습니다.

“형아 저 다 썼어요. 하늘나라에 보내 주세요~”

“으 응 알았어.”

* 그 꼬맹이가 쓴 편지 내용입니다.

TO. 하늘에 계신 아빠

아빠 저 승우예요

아빠 거기는 날씨가 어때요?

많이 따듯해요?

아니면 많이 추워요?
여기는 너무 더워요
아빠 진지는 하셨어요?

저는 조금 전에 할머니가 밥 차려 주셔서
콩나물이랑 김치랑 먹었어요
아빠 이제는 제 편지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어제 할머니 약 사 드리고 남은 돈 100원으로
PC방 와서 아빠한테 편지 쓰니깐요

아빠 많이 보고 싶어요.
제 꿈속에서라도 아빠 보고 싶은데
저 잘 때 제 꿈속에 들어와 주시면 안돼요?

아빠 저 이제 그만 써야 돼요.
다음에 또 편지할게요.

세상에서 아빠가 가장 사랑하는 승우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빠한테 드림

-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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