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과 시 모음/아름다운 시와 글

봄

행복사 2011. 3. 3. 16:26

 

봄  

 

봄이 오면                 

무겁고 두꺼운 옷을

벗어버리는 것만 해도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주름살 잡힌 얼굴이

따스한 햇볕 속에 미소를 띄우고

하늘을 바라다보면

날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봄이 올 때면 젊음이 다시 오는 것 같다.

나는 음악을 들을 때

그림이나 조각을 들여다볼 때

잃어버린 젊음을 안개 속에 잠깐 만나는 일이 있다.

 

문학을 업(業)으로 하는

나의 기쁨의 하나

글을 통하여 먼 발자취라도

젊음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젊음을 다시 가져 보게 하는 것은

봄이다.

 

피천득의 수필 <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