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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당신의 음성이 듣고 싶어요

행복사 2011. 8. 17. 08:50

 

 

 

따스한 당신의 음성이 듣고 싶어요 / 雪花 박현희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라는 나의 짤막한 응답에

수화기 저편에선 가만히 숨죽인 채

고요만이 흐르는 묵묵부답이지만

내가 그리워 건 당신의 전화임을

난 분명히 느낄 수 있어요.

우린 왜 이래야만 하는 건가요.

무엇이 그리도 두려워

숨죽인 채 떨고 있나요.

사랑하는 사람의 그리운 음성조차도

차마 들을 수 없을 만큼

당신과 나를 가로막은

사랑의 장벽이 대체 무엇이기에

수화기만 든 채로

단 한마디조차 건네지 못하고

눈물로 애태워야 하는 건가요.

지난날 당신이 던진 매정한 말로

내 가슴에 비수를 꽂으며 아프게 한 까닭은

그 모두가 진심으로

나를 염려하고 사랑하기 때문이었음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답니다.

그러니 제발

더는 내게 미안한 마음일랑 깨끗이 지우고

당신과 아름다운 삶의 인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 이제라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는 없는 걸까요.

그동안 별일 없이 잘 지냈느냐며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따스한 당신의 음성이 무척이나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