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어 좋은 날에 / 雪花 박현희
뿌리 깊은 나무 올곧은 가지도
때로는 거센 바람에 휘청거리듯이
가끔은 아주 가끔은
바람에 흔들리는 여린 갈대처럼
내 마음도 어지러이 흔들리고 싶다.
틀에 박힌 고정관념과
습관화된 일상을 깨고
내 존재마저도 휘청거리며
한 번쯤은 일탈을 꿈꾸고 싶다.
사람이 어찌 정석대로만 살 수 있으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숙해가는 것 또한 우리의 삶이거늘
비록 길 아닌 길이면 어떻고
정도가 아니면 또 어떠하랴.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흔들릴지라도
결코 뿌리는 뽑히지 않듯이
길 아닌 길을 걸을지라도
언젠가는 제자리로 다시 돌아가야 함을 잘 알기에
일탈을 꿈꾸어본다 한들
무에 그리 큰 대수일까.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가
스러져가는 것이 인생일진데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에
한 번쯤은 일탈을 꿈꾸며
모든 상념을 날려버리고 싶은
바람 불어 좋은 날
내 마음에도 바람 불어 좋은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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