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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어 좋은 날에 / 雪花 박현희

행복사 2010. 8. 28. 10:30

 

바람 불어 좋은 날에 / 雪花 박현희

 

뿌리 깊은 나무 올곧은 가지도

때로는 거센 바람에 휘청거리듯이

가끔은 아주 가끔은

바람에 흔들리는 여린 갈대처럼

내 마음도 어지러이 흔들리고 싶다.

 

틀에 박힌 고정관념과

습관화된 일상을 깨고

내 존재마저도 휘청거리며

한 번쯤은 일탈을 꿈꾸고 싶다.

 

사람이 어찌 정석대로만 살 수 있으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숙해가는 것 또한 우리의 삶이거늘

비록 길 아닌 길이면 어떻고

정도가 아니면 또 어떠하랴.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흔들릴지라도

결코 뿌리는 뽑히지 않듯이

길 아닌 길을 걸을지라도

언젠가는 제자리로 다시 돌아가야 함을 잘 알기에

일탈을 꿈꾸어본다 한들

무에 그리 큰 대수일까.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가

스러져가는 것이 인생일진데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에

한 번쯤은 일탈을 꿈꾸며

모든 상념을 날려버리고 싶은

바람 불어 좋은 날

내 마음에도 바람 불어 좋은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