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새에 이는 바람이 / 雪花 박현희
싱그러운 초록 잎사귀에
한 줄기 바람이라도 일어
파르르 가늘게 떨리는 이파리 위로
그리움이 슬며시 고개를 들면
괜스레 슬퍼지는 마음은 왜일까요.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정처 없이 떠도는 구름처럼
가야 할 길을 잃고 이리저리 헤매는
이 마음은 또 왜일까요.
바쁜 일상에 묻혀 잊은 듯 그리 살아도
문득문득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내 마음의 창을 열고 들어서면
진정할 길 없이 애달픈 마음을
아마 당신은 모르실 테지요.
그리움도 보고픔도 시간이 흐르고 또 흐르면
모두 지난 추억의 책장 속으로
서서히 묻힐 줄 알았는데
숱한 세월 뒤로 한 지금에도
여전히 해바라기처럼 당신에게로 향하며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마음 또한
짊어지고 가야 할
또 다른 나의 숙명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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