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에서 사색...
괜스레 마음이 울적해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
창밖에는
가을 하늘이 드높기만 하고
완연한 가을빛이 푸르다 못해
투명한 가을 햇살이 쏟아지는 것 같다
가을날은
정말 그리움의 계절이고
사랑의 계절이라 그런지 몰라도
정처 없이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 본다
차창 밖으로 스쳐 가는 풍경이
매우 아름답고 풍요로운 광경이구나
가을꽃을 상징하는 코스모스는
실바람에도 넘실넘실 춤을 추는구나
길가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꽃들..
패랭이꽃도 아름답고
들국화 꽃는 꽃내음 그윽하고
온 세상이 꽃들의 향연 속에 꽃 내음 그윽하다
한참이나 달리다가
대청댐의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이름모를 카페에 도착했다
잠시 차를 세워 두고
양지바른 언덕배기 쪽에 앉아
향기 그윽한 모카 차 한잔 마시며
지난 아름다운 추억을 더듬어 본다
진한 커피 향처럼
가을의 향기가
듬뿍 전해져 오는 것만 같은 시간들...
잠시나마
반복된 하루 일상을 벗어 버리고
사색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며
이 풍요로운 가을 향기를 마음껏 느껴본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힘들었던 나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 작은 공간에서나마 여유로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한 것 같다
가을날은
나만의 사랑이 있고
나만을 즐길 수 있는 낭만이 있고
나만의 그리움이 있는 사색의 계절이기에
나는 이 가을날을 더 즐기고 사랑한다
매년 찾아오는 이 가을날!
올해에는 꼭! 이 가을을 사랑하고
마음껏 즐기고 싶은 마음이다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가을은 내 가슴에 자리를 잡고
가을 사랑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이렇게나마
이 풍요로운 가을날을 내 마음속에
마음껏 느끼고 사랑할 수 있다는게
나에게는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
풍요로운 가을 들녂을 보라...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곡식들이며
앞으로 붉게 물드릴 빨간 단풍잎들은
모진 비바람과 기다림 끝에 결실을 맺는다
나 또한
이 풍요로운 가을날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가을 결실을 맺고 싶다
오랜만에
잔잔한 호숫가에 앉아
향기나는 커피 한잔으로
지난 아름다운 추억을 그려 보면서....
낙엽이 물들어 가는 이 가을을
저 저녁 노을속에 파묻혀 버리고 싶구나
2011.9.30
구월 마지막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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